엘니뇨와 라니냐, 왜 우리나라 날씨까지 바꾸는 걸까?
몇 년 전만 해도 여름은 단순히 더운 계절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최근에는 체감이 다릅니다.
폭염이 몇 주씩 이어지다가 갑자기 집중호우가 쏟아지고, 겨울에는 기록적인 폭설이나 강추위가 찾아오기도 합니다.
뉴스를 보면 이런 이상기후의 원인으로 자주 등장하는 단어가 있습니다.
바로 엘니뇨(El Niño)와 라니냐(La Niña)입니다.
신기한 점은 이 현상이 우리나라가 아닌 태평양 적도 부근에서 시작된다는 사실입니다.
도대체 수천 킬로미터 떨어진 바다의 변화가 왜 우리 일상에 영향을 주는 걸까요?
평소 태평양은 어떻게 움직일까?
태평양 적도 지역에서는 동쪽에서 서쪽으로 부는 무역풍이 꾸준히 작동합니다.
이 바람은 따뜻한 바닷물을 인도네시아와 호주 방향으로 밀어냅니다.
그래서 동남아시아 지역은 비가 자주 내리고, 남미 해안은 상대적으로 차가운 바닷물이 올라와 풍부한 어장이 형성됩니다.
이 상태가 지구가 오랫동안 유지해 온 정상적인 균형입니다.
엘니뇨가 발생하면 무슨 일이 생길까?
엘니뇨는 무역풍이 약해지면서 시작됩니다.
원래 서쪽으로 이동해야 할 따뜻한 바닷물이 동쪽으로 이동하면서 태평양의 기후 균형이 흔들리게 됩니다.
그 결과 남미 지역에는 폭우와 홍수가 발생하고, 동남아시아와 호주 지역은 가뭄 위험이 높아집니다.
우리나라 역시 영향을 받습니다.
일반적으로 엘니뇨 시기에는 겨울 기온이 평년보다 높아지고 강수량이 증가하는 경향이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라니냐는 엘니뇨의 반대 현상
라니냐는 무역풍이 평소보다 강해질 때 발생합니다.
따뜻한 바닷물이 서태평양에 더욱 집중되고, 동태평양은 평소보다 차가워집니다.
이 과정에서 동남아시아에는 폭우가 증가하고 남미 지역은 가뭄 위험이 커집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라니냐가 발생하면 겨울철 한파와 건조한 날씨가 나타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뉴스에서 자주 듣는 북극 한파 역시 이러한 대기 순환 변화와 관련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슈퍼 엘니뇨가 더 위험한 이유
최근에는 '슈퍼 엘니뇨'라는 표현도 자주 등장합니다.
이는 일반적인 엘니뇨보다 훨씬 강한 현상을 의미합니다.
문제는 지구온난화로 인해 바다 자체가 이미 과거보다 뜨거워졌다는 점입니다.
따뜻해진 바다 위에서 강한 엘니뇨가 발생하면 폭염, 가뭄, 집중호우 같은 극단적인 기상이변이 더욱 심해질 수 있습니다.
과학자들이 최근 엘니뇨를 단순한 자연 현상이 아니라 기후위기와 연결해 분석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결국 먼 바다의 문제가 아니다
엘니뇨와 라니냐는 단순히 바다 온도가 변하는 현상이 아닙니다.
곡물 생산량, 식품 가격, 에너지 소비, 전력 수요까지 영향을 줄 수 있는 거대한 기후 시스템의 변화입니다.
오늘의 폭염과 내일의 장바구니 물가가 태평양 바다와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은 생각보다 놀랍습니다.
기후위기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온실가스뿐 아니라 엘니뇨와 라니냐 같은 지구 규모의 순환 시스템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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